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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장애인 테니스 선수로 새로 태어난 투수 김명제

  • 216 | 2018.10.08
2018 장애인 아시안게임 출전
2009년 교통사고로 야구 접어
테니스 4년 만에 태극마크 달아
 
사고로 장애를 얻은 김명제는 ’휠체어 테니스를 통해 희망을 찾았다“고 했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촉망받던 프로야구 유망주는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휠체어 테니스 선수로 변신했다. 테니스를 시작한 지 4년. 그는 6일 개막한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전 두산 베어스 투수 김명제(31·대구장애인테니스협회) 이야기다.

2005년 휘문고를 졸업한 김명제는 그해 계약금 6억원을 받고 프로야구 두산에 입단했다. 5년간 통산 성적은 22승29패 1세이브 7홀드에 평균자책점은 4.81. 2009시즌을 마친 그는 "이번 겨울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도 "명제가 달라졌다. 내년엔 정말 일을 낼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12월 28일. 김명제는 지금도 이날을 잊을 수 없다. 음주운전을 하다 다리에서 차량이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다. 경추 골절상을 입은 그는 12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팔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게 됐다. 1년간 재활을 통해 간신히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야구를 하기엔 장애 정도가 심했다. 그의 나이 23세 때 일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시절 김명제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밖에도 잘 나가지 않던 김명제는 어느 날 거울 속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선수 시절보다 30㎏ 이상 불어난 몸 때문이었다. 어렵게 용기를 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한 그는 그곳에서 동갑내기 휠체어 펜싱 선수를 만났다. 그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테니스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사고 이후 4년이 지난 2013년 겨울이었다.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김명제는 굳게 마음을 먹고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유지곤 국가대표 감독은 "야구선수 출신이라 운동 신경이 뛰어났다. 한눈에 '이 친구는 조금만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명제는 "실업팀에 입단한 뒤 받은 월급과 상금을 어머니께 드렸을 때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휠체어 테니스는 비장애인 경기와 똑같은 규격의 코트에서 동일한 장비를 쓴다. 다만 두 번까지 바닥에 공을 튀겨도 된다. 휠체어를 빠르게 밀면서 코트를 누벼야 하기에 강한 팔힘과 체력, 유연성이 필요하다. 유 감독의 기대대로 김명제는 빠르게 실력을 끌어올렸다. 장애 등급 4급인 김명제는 사지 중 3개 이상이 불편할 경우 출전할 수 있는 쿼드 종목에 나선다. 세계랭킹은 25위로 국내 최강자 김규승(12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김명제는 올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에 오르면서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생애 첫 국제 종합대회에 나선 김명제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패럴림픽이다. 패럴림픽 메달을 따낸 뒤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팬들의 용서를 받고, 잠실구장에서 시구를 하는 게 그의 남은 목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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