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쿼드(사지 중 삼지 이상 마비) 단식에서 준우승한 아메트 카플란(Ahmet Kaplan, 튀르키예)은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두 번째 출전 만에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쿼드 종목은 세계적으로도 신예 선수 발굴이 어려워 경력이 오래된 선수들이 많다. 그 와중에 카플란이 최근 주목해야 할 쿼드 선수로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카플란은 이번 주, ITF(국제테니스연맹) 홈페이지에 주목해야 할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소개되기도 했다.
카플란은 8살 때 전기 감전 사고로 양다리와 오른손가락 일부를 절단했다. 남아 있는 손가락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오른손잡이인 카플란은 경기를 위해 라켓을 쥔 오른손을 반창고로 칭칭 감아 고정시키고 경기한다. 그가 쿼드 종목에 출전하는 이유다. 서브는 오버헤드가 불가능해 언더 서브로만 넣는 불리한 조건이다.
카플란은 그의 고향에서 휠체어 농구 선수로 운동 선수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그의 농구 클럽이 문을 닫았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코치는 단체 종목이 아닌 개인 종목으로의 전향을 권유했다. 그렇게 그는 휠체어테니스 선수가 됐다. 휠체어테니스로 전향한지는 아직 5년 밖에 되지 않았다.
카플란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ITF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하위 급수인 퓨처시리즈에서 2022년 첫 우승한 카플란은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활약이 두드러졌다. 다크호스로 구분되기도 어려웠던 작년 패럴림픽에서는 최종 4위까지 차지했다. 메달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카플란은 현재 쿼드단식 세계 4위까지 올라있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그랜드슬램, 패럴림픽 정상에 오른 것, 그것이 내 최종 목표다." 카플란의 말이다.
카플란은 2023년 US오픈으로 그랜드슬램에 데뷔했다. 최고 성적은 올해 호주오픈 4강이었다. 최근의 급격한 상승세를 감안할 때 카플란은 조만간 그랜드슬램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계속 찾을 것 같다. 대회도 좋고 도시도 멋지다. 세계랭킹이 더 높아져도 한국은 잊지 않고 다시 방문하겠다."
불의의 사고로 양다리와 오른손가락 일부를 절단한 카플란. 인간 승리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는 카플란의 희망찬 미래를 응원한다.
통역_강나영(대한장애인컬링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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