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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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휠체어테니스의 인연, 김건훈, 최나영 선수

  • 945 | 2021.12.29
장애인체육은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고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사람들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휠체어테니스를 통해 만나 백년가약을 맺게 된 김건훈 선수와 최나영 선수를 만나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들여다봤다.
 
서로의 거리를 좁히다

휠체어테니스 김건훈 선수와 최나영 선수는 각종 국내·국제대회를 통해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선수들이다. 지난 제 4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김건훈 선수가 개인복식 동메달, 최나영 선수가 개인·복식·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각자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김건훈 선수는 2015년, 최나영 선수는 2012년 종목에 입문한 이래 각각 광주광역시와 충청북도 장애인테니스협회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격도 좋아 협회 체육회 직원들이나 함께 운동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인망이 두터운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은 지난 12월 4일 백년가약을 맺고 부부가 되었다. 휠체어테니스 선수끼리의 결혼이라 많은 이들의 응원과 축하가 이어졌다. 100여 명 남짓의 전국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이 대부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고, 결혼식에 직접 참석한 동료들도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이동에 불편과 걱정이 많은 상황이었지만, 두 동료가 새로운 인생을 함께 시작하는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두가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치러내는 내내 함께하는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결혼 후 신부가 사는 충북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서 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로 이적하게 된 김건훈 선수는 이별을 아쉬워하는 광주광역시장애인체육회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특히 고마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함께하는 시간을 더해가다

이들이 낯선 두 사람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부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휠체어테니스와 함께 운동을 하는 동료들의 역할이 컸다. 서로 얼굴만 알고 대회에 참가하면 인사만 하고 지내던 사이였던 두 사람은 2019년에 열린 용인시장배전국어울림테니스대회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서로 대화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다 좋은데 눈이 높아서 아직 결혼 못한 사람이라는 주위의 말을 듣고 약간 심술궂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함께한 술자리에서 저 정도면 오빠 눈에 차냐고 질문을 던져봤어요. 그때는 영혼 없이 좋다고 대답하면서 넘어가서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 뒤에 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표시하더라고요.”

이후 두 사람은 광주와 충주를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지방직 행정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신부를 위해 김건훈 선수가 주말마다 광주에서 충주로 이동했다. 승용차로 3시간 30분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하룻밤을 충주에서 머물고 다음날 내려가는 일이 이어졌지만 만남이 힘들 수록 사이는 더 돈독해졌다. 이렇게 쌓아간 시간들은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으로 변했고 마침내 결혼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다

김건훈 선수는 일과 운동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신부의 책임감 있는 모습에 반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회 출전도 거르지 않는 성실함과 승부욕 강한 모습도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외모도 한눈에 마음에 들었지만 진짜 반한 부분은 흔들림 없는 결단력과 결정한 것은 해내고 마는 똑 부러지는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휘어잡아줄 수 있는 멋진 여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최나영 선수는 솔직하고 편안한 남편의 성격에 반했다.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고 모든 일에 긍정적이어서 항상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한 부분이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라고 한다.

“사람이 솔직하고 허세나 허풍 같은 것이 없어 말하기 힘든 부분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애정 표현도 지금까지 한결 같이 잘 해줘서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비밀 연애를 한 두 사람은 모두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치렀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혼여행은 길게 다녀오지 못하게 됐다. 대신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바닷가로 2박 3일 정도의 짧은 여행을 다녀온 다음 함께 운동하며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결혼의 좋은 점에 대해 항상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것이라며 휠체어테니스 사상 최초의 부부 동반 메달 수상과 개인전 은메달을 목표로 함께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체육을 통해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두 사람의 앞길에 꿈꾸던 미래가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KPC 라운지 2 | 월간 장애인 체육(2021년 12월호) (koreanpc.kr)